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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을 다녀와서 - 지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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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다원 작성일07-08-06 15:00 조회1,448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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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31일 ~ 8월 3일 의정부 - 괴산]


자전거 여행


내 방학 계획에 전혀 없던 자전거 여행은 사실 홍근이와 일요일에 예기하고 월요일에 준비하고 화요일에 출발한 것이다. 무모하고 또 계획 없는 여행이라 더 힘들 것이라는 걸 조금은 예상했다. 1학년 때 한번 다녀온 길이기도 하지만 1학년 때 보다 더 힘들었다. 정말 최고 힘든 여행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이렇게 돌아와서 기행문을 쓴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

첫 날엔 곤지암까지 갔는데, 역시 우려했던 결과가 따라왔다. 역시나 잠잘 곳이 없다는 것이다. 정말 이럴 때면 힘들기도 해서 길거리에서 자고 싶다. 일부로 늦게까지 일하는 가게 앞에 가서 불쌍한 척도 해보고 (결국은 소용없는 짓이긴 했다.) 부모님한테 전화도 해봤지만 이 문제는 누가 풀어줄 만한 것이 못된다. 우리 스스로가 극복해야할 문제이다. 작년에 수되게 격고 나니까 침착한 나를 볼 수 있었다.

여행의 참맛은 역시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무섭게 생긴 사람도 말을 걸고 보면 친절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내가 얼마만큼 겉모습에 치우쳐있는지도 새삼 돌아보게 된다. 이번에도 우린 주유소를 공략했다. 주유소 습격사건?! 어쨌거나, 주요소가 나오기만 하면 한 번씩 들어가서 기웃거린다. “죄송한데 물 좀 얻을 수 있을까요?” 그럼 십중팔구 너희 어디서 왔니, 어디까지 가니 학생들이 대단하네. 라는 말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먹을 것이 딸려온다. 하하하하 영원한 친구가 되어 버릴 것 같은 주유소.
한번은, 장호원에서 음성 가는 방면에 있는 주유소 였던 걸로 기억한다. 주유소 사장님이 스타일이 장비(삼국지) 스타일이셨는데, 우리를 보시더니, “하하 너희 자전거여행하는거냐. 대단하네, 좋은 추억이 될 꺼다. 너흰 정말 훌륭한 사람이될꺼야. 외로움을 이기는 사람은 대단한 사람이거든, 너희가 나중에 꼭 훌륭한 사람이 되거든 꼭 아저씨 기억해서 찾아와라”라고 기분 좋게 예기해주셨다.

이번여행에서 나의 사선을 왔다 갔다 하는 그런 도로가 하나있었다. 13km되는 오르막길인데, 진짜 거짓말 안하고 인내도 한계를 넘었고, 체력도, 배고픔도, 정말 죽고 싶은 찜통, 진짜 이건 잊을 수가 없다. 너무 힘들었다. 잠시 쉴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르막, 내리막 이것이 나의 길, 내 삶에 길과 안 같길 바라지만, 부정할수록 점점 확신이 생긴다. 이것이 만약 내 인생의 길이라면 감사하다. 내리막길만 있다면 멈출 줄 모르고 앞만 보고 가지 않았을까, 그러나 오르막길이 있기에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가지고, 내려갈 때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기에 감사하다. 그러므로 나는 오르막과 내리막, 모두 사랑하는 지도자가 되련다.

내 여행일지에....왠지 이글이 쓰여 있는 곳에 노고가 묻어있는듯 했다.


힘들 때, 가장 생각났던 것들이 있다. 가족, 부모님, 엄마의 밥, 된장찌개, 먹는거 다, 얼마나 배가 고프던지, 그 길을 20km동안 매점하나 없었다. 오르막길을 올라가다가 잠시 쉴때 홍근이가 나에게 말했다. “형...우리 풀 뜯어먹을까?” 순간 피식했다. 우리 꼴이 너무 웃기기도하고 정말 풀마저 소중하고 뜯어먹고 싶은 마음이 있는 나에게 놀라기도 했다. 이렇게 여행 중에 내가 소중히 여겼던 것들, 그리워했던 것들, 일상생활에 돌아와서도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여행이 끝이 아니라 여행으로 인한 발전을, 성장을, 일상 삶에서도 나타낼 수 있는 것이 여행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마의 코스를 지나고 오후에는 굵은 비가 종일 내리는데, 우린 그걸 종일 맞으면서 갔다. 앞이 보이지도 않고, 얼굴은 따갑고, 오르막길인데 자전거는 내려오는 빗물에 나가지도 않고, 너무 힘든 날이었다. 그런데 얼굴은 웃을 수밖에 없었다. 내심 즐거웠기 때문이다. 이 모든게, 여행에 너무 젖었나? 할 정도로 신기했다. 앞에서 힘들어 죽겠다는 홍근이와는 달리 난 너무 즐거웠다. 그냥, 이 힘듦이 없었다면 여행에서 남는 것이 뭐가 있을까 하고 생각이 들었다. 다음 쉬는 곳에서 난 이런 글을 여행일지에 적었다.

추억에 남는다면, 그것이 고난이더라도 나는 견디겠다.
우리의 가슴속에 함께한 흔적이 남을 테니까 말이다.

여행 때는 매순간순간 하나하나가, 추억이 된다. 아니 사실 일상생활에서도 얼마든지 내가 마음먹는다면 모든 것이 아름다운 추억일 거라고 본다.

난 이여행이 왜 이렇게 힘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방학 때 쉬다가 갑자기 운동을 해서? 그건 아닌 거 같다. 너무 풀어져 있던 마음들이 다잡아지면서 비명을 지르는 게 아닐까, 이렇게 많은 힘듦과, 고난을 겪었는데 성장했으면, 발전했으면 좋겠고, 마음 또한 생각 또한 넓어 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내 여행일지에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한 이 글로 마무리 하려한다.


고난은 길고, 행복은 짧다.
고난마저 행복으로 바꾼다면....
그것은 자신이 마음먹기에 달린것이
아닐까?....


댓글목록

어유성님의 댓글

어유성 작성일

다원아 너의 말처럼 고난은 길고 행복은 짧단다. 하지만 그 행복의 두꺼움은 고난의 깊이를 채우고도 남는단다. 다원이 홍근이 멋쟁이~

정혜정님의 댓글

정혜정 작성일

다원아!홍근아! 둘의 여행경험! 나도 좀 퍼갈께! 행복이라는 그릇에 담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