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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서 온 편지- 우리는 역사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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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지성 작성일22-01-27 10:27 조회3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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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역사를 지켜보고 있다

  사랑하는 사랑방 식구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세상은 정말 믿어지지 않게 많이 변했습니다. 2019년 여름 이후 저희의 삶과 사역 역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진의(盡意)는 16세, 키 183cm의 멋쟁이로, 지금 고등학교 학생으로 재학 중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중국 교육환경은 가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학원 전면 폐쇄, 국제학교 불허, 기독교대안학교 폐쇄, 세뇌교육 강화 등) 우리 얘들은 사랑방 덕분에 이런 와중에서도 바르게 성장하고 있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 인터넷 강의로 새로운 형태의 대안교육을 시도하고 있어 기독교 대안학교 폐쇄로 인해 방황하고 있는 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기도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중국에 돌아온 후 경하 부모님과 오랫동안 같이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지난달에 장인어른께서 소천하셨는데 저희 교회가 모든 예식을 주관하였습니다.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마음이 섭섭하지만 시간 마다 베풀어 주신 은혜로 인해 교회와 가족 가운데 많은 분들에게 감동과 감사의 시간으로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매일 교회 사역으로 분주합니다. 코로나보다 정부가 코로나를 절호의 계기로 삼아 전대미문의 철통 통제를 시도하여 교회 역시 큰 어려움을 당하고 있습니다. 시진핑은 역사 흐름을 역주행하여 세계의 "공공의 적"이 되고 조지 오웰의 『1984』 에서의 "오세아니아"를 열심히 만들려고 합니다. "빅 브라더가 지켜보고 있다"이란 말은 우리에게 미래의 공포가 아닌 매일 살아가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특히 3월 1일부터 "인터넷 종교 관리 조예" 라는 새로운 법이 시행되는데 앞으로 인터넷에서 모든 종교 관련 내용(예배 생중계, 동영상, 홍보 등 일체)이 금지됩니다. 사실 많은 교회는 이미 위쳇을 포기하고 다른 방법으로 시도하고 있습니다. (위쳇은 원래 정보 무방비 상황으로 가장 안전하지 못한 app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에게 큰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작년 교회 교인도, 헌금도 늘었고 올해 7월부터 새로운 예배소를 개척하려고 합니다. 베이징에는 원래 많이 있던  소위 "큰 교회"들은 다 흩어졌습니다. 이제 100명 이상 모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교회들은 열심히 작은 예배소를 만드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설날 지나면 사역이 훨씬 더 바쁘게 됩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과 세계는 별개의 세계로 나누어졌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일들, 의로운 분노를 품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일들, 마음속에서 가장 깊은 고통과 절망을 느끼게 하는 일들, 중국 땅에서 매일매일 수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정말 하나님의 은혜와 구원을 호소할 수  밖에 없지요. 특히 올해는 결정적인 해 입니다. 중국의 부동산 게임이 올해로써 드디어 끝이 났습니다.  이 말은 중국의 경제 성장 신화(神話)가 이미 깨지기 시작했다는 말입니다.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사실이 우리 눈앞에 일어났습니다: 2021년 중국 인구 증가는 공식적으로 겨우 48만명(그것도 조작된 숫자일 가능성 큼), 2022년 중국 인구는 마이너스 성장세에 들어갑니다. 젊은이들이 갈수록 감소하고 노인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현실은 중국의 시대가 시작하기 전에 이미 끝났다는 뜻입니다. 올해 11월 공산당 20차 대표대회가 열리는데 시진핑이 그 때에 등소평의 ‘최고지도자 10년 집권 전통’을 깨고 3차 연임을 강행하려고 합니다. 성공하면 그는 빨간 황제가 되어 대만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고, 실패하면 쿠데타 일어날 가능성 크다고 여겨집니다.   
  우리는 역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관하고 섭리하신 역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19로 이후 하나님의 역사(歷史=役事)는 매일 매일 우리 눈앞에 생생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마도 2022년 이후 중국 이외의 세계는 (한국 역시) 차츰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Zero Cleaning" 정책으로 계속해서 고집된 고도(孤島)로 세상 사람들의 경계(警戒), 증오(憎惡), 때로는 연민(憐憫)과 동정(同情)의 대상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역사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중국을 위하여 중국교회를 위하여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지성 목사 드림
                                                          2022년 1월 25일 베이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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