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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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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연섭 작성일19-08-24 15:42 조회7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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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하나님 나라는 함께 먹고 마시며 그 나라를 누리는 것이다. 우리농장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행사가 있다면 한 달에 한 번씩 갖는 “회식”이다.
한국의 직장처럼 술이 주가 되는 회식이 아니다. 함께 먹으며 한식구라는 유대감을 가지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이 나라에서는 중국음식을 먹는 것이 특별히 먹는 외국(?)음식이다.
그래서 가까운 도시로 가서 먹어야 되는 외식인 것이다. 마이멘싱이라는 도시가 농장에서 26km 떨어져 있어서 자동차로 이동을 해야 한다.
다들 오랜만의 외출이라 마음이 들떠서 옷들을 예쁘게 차려입고 나온다.
여자들은 특별한 외출이라 샤리(전통옷: 한복과 비슷함)를 입고서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며 차에 오른다.
그런데 차가 문제다. 농장차가 봉고버스 밴이라 5명만이 의자에 앉아서 가고 나머지는 유아 매트(쿠션이 있는 폼)위에 신발을 한쪽 구석으로 몰아 놓고 촘촘하게 앉아야 한다.
그래도 로칼 버스보다는 안락하다. 에어컨디션이 작동되는 버스이기 때문이다.
농장 봉고버스는 여자직원들 전용이다. 여자들이 세발택시 남자 운전수가 운전하는 옆 좌석에 탄다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여자들을 배려해서 우리 차에는 여자들만 태운다. 오늘은 내가 직접 운전을 했다. 운전수가 저녁에 가족모임이 있다고 해서~~ 남자들은 세발택시에 몸을 싣고 더운 바람을 맞으며 더 위험하게 식당으로 이동을 해야 한다.

음식은 미리 예약을 해 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최소한 30분에서 한 시간은 기다려야 한다.
한번은 강가에 있는 멋진 호텔 음식점으로 갔는데, 음식을 주문하니까 “시장을 보러 가야 된다”고 해서 그냥 나온 기억도 있다.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인간은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계속 먹으면 맛이 시들시들 해지는 법이다.
그래서 중국음식과 뱅갈 음식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짜이뱅갈(두가지를 한번에)음식을 주문을 했다. 아니다. 세 나라의 음식이 나왔다. 태국 수프, 중국 튀긴 만두, 염소고기 똘까리를 먹었다. 음료수와 물을 주문을 해서 자신이 원하는 만큼 먹게 한다. 그런데 여자들에게서 문제가 생긴다. 그것은 자식들에게 음료수를 갖다 주려고 먹지 않고 물만 먹는다.
가족을 생각하는 그 마음은 애틋하지만, 함께 먹고자 하는 나의 마음은 씁쓸하다.

올해부터는 매달 우수사원을 뽑는다.
농장직원들에게 사기를 진작 시키기 위한 행사의 일환이다.
지난 달 에는 우사파트에서 한명, 채소파트에서 한명을 뽑아서 염소 한 마리씩을 주었다.
이번에는 야간경비 파트에서 한명을 뽑는 날이다. 솔직히 다 거기서 거기다.
야간에 경비를 경성하여 서야 하는데~~ 다들 잠을 잘 잔다. 가끔씩 내가 잠에서 일어나서 순찰을 돌면 잠을 자는 자들을 적발하는 일이 허다하다. 어떤 때에는 경비들이 나를 경비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사장이 잠이 들었나? 안 들었나? 우리 방 옆에서 감시의 눈을 번뜩이고 있다.
“주님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된 일이다”(시127:1)
지금까지 지내온 것은 주님의 크신 은혜이다. 야간 경비들이 잠을 잤어도 주님은 지켜 주셨다.
그들 중에 한명을 뽑는다는 것이 너무 힘든 일이다 그래서 야간 경비들에게 슬쩍슬쩍 물어 보아서 한명을 선택했다.
다 같이 박수를 치고 축하해 줬지만, 야간 경비들 중에는 속 쓰린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이다.
그리고 일을 즐거워하며 함께 그 나라를 누리는 것이다.
무더위에 지친 그들을 위해서 가끔 레몬주스를 만든다. 설탕과 소금을 넣고 손으로 레몬을 주물러 짜서 만든 레몬의 향기가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회식하는 즐거움이상으로 레몬주스는 우리 농장에 활력을 주고 있다.

방글라데시 묵따가차에서 윤연섭 이양숙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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