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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에서 온 허준의 마지막 기도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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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춘자 작성일14-01-10 16:17 조회1,2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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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메일을 적어봅니다. 성탄절과 새해는 다들 잘 보내셨는지요?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의미와, 지난 1년과 다가오는 1년을 잘 준비하는 시간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까지 새해가 되었다는 기분이 잘 들지가 않습니다. 아마도 한국에 도착해서야 무엇인가 새로운 것이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이 곳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출국 일이 1월 22일로 잡혀서 한국에서는 23일에 입국을 할 것 같습니다.

이 곳에서 사람들과 작별의 인사를 하는데 무엇인가 기분이 이상합니다. 아직까지도 제가 한국에 간다는 것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고 머나먼 이야기 같습니다. 그렇기에 작별 인사를 하면서도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색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미안함 감정도 듭니다. 다시 돌아오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아마도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고 이야기 하기가 조금은 힘들기도 합니다. 특히나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던 난민 가정에는 미안함 마음이 더욱 많이 듭니다. 정을 나누었더니 어디론가 가버리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또한 저에게는 돌아 갈 집이 있지만 그들은 아직까지도 어둡고 불확실한 미래만이 있는 이곳에서 기다림의 시간을 가져야만 합니다. 결국의 또 다른 마음의 공허함만을 이들에게 남기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어렵고 힘들겠지만 이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면서 지내야겠지요.

아마도 마지막으로 이곳에서 보내는 메일이기에 많은 기도제목은 없지만 계속해서 이곳에 난민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타국으로 이민을 신청한 가족들은 하루라도 빨리 그곳으로 갈 수 있도록, 이곳에서의 기다림의 시간이 너무 힘들지 않도록. 그리고 시리아나 이라크 등 전쟁이 계속되는 나라에 차마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요르단에서의 현재의 삶과 그 국가들의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이곳에서 보고 느낀 것을 잘 정리하여 앞으로의 길에 잘 적용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동안 여러 방면으로 후원해 주시고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 이곳에서의 시간은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저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또 줄 것 같습니다. 비록 어떠한 길을 택하고 어떻게 살아갈지는 모르고 또 확신을 할 수 없지만, 이 곳의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인샬라” “신의 뜻대로”라는 그 말대로 살아갈 수 있으면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그럼 곧 한국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God Bless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주께 감사하리이다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주를 높이리이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시편118: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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