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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러기 부모를 졸업하며 (이소리 아빠, 이선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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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향옥 작성일22-02-07 11:16 조회169회 댓글0건

본문

들어가며,

처음 학교를 방문 한 날, 꾸러기 교실에 들어가기 전 석판에 적힌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라는 글귀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진리를 아는 것과 자유는 연결되어야 하는데 진리를 알아도 자유 하지 못하여 완전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이곳에선 아이가 어떠한 자유를 느낄 수 있을까? 궁금증과 기대를 갖고 소리의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긴장감 

9시 30분. 꾸러기 차가 도착할 시간, 소리와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릅니다. 현관을 나서 저 멀리 노란색 차가 보이면 이내 울음을 터뜨리고 가기 싫다며 떼를 쓰던 소리를 어떻게 든 차에 태우려 하니 팽팽한 긴장감에 땀을 쏟아 내게 됩니다. 

 

두려움과 기대 

처음 소리를 보내며 가장 먼저 맞이한 감정은 두려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의 가장 큰 주범은 아이와 물리적 거리감이었습니다. 한 번도 떨어져 본적이 없는데 꾸러기 특성상 여행 등 떨어져야 할 일들이 많았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불안감과 물리적 거리감이 기대보다는 늘 두려움에 가까운 긴장감이었습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 안에 있던 두려움은 어느새 기대로 가득 차 있었음을 느꼈습니다. 환경과 상황에 대한 불안에서 소리에 대한 기대로 바뀌었습니다. 학교를 다녀와 재잘거리며 경험을 털어놓고 즐거움을 이야기하는 소리의 말을 듣고 있으니 문득 두려워했던 지난 날 들이 조금은 부끄러워집니다. 

 

고생길에서 만난 행복 

아이를 만나면(아이가 태어나면) 고생길 시작이라는 선배들의 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처음이고 낯설고 그것은 결국 고생이라는 사실은 진리에 가까웠습니다. 대안학교 특성상 부모의 참여가 많다는 것은 또 다른 고생길의 시작이었습니다. 알고 있었고 감당하리라 마음먹어도 항상 고생길 위에 서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리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고 꾸러기학교를 경험하다 보니 길 위에 있지만 지나가는 법을 알게 되었고 어디쯤 인지 모르지만 우리가 바라봐야 할 것이 고생길이 아니라 길 너머에 있는, 아니 때론 길 위에 우리를 맞이하고 있는 행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삶은 언제나 은총(恩寵)의 돌층계의 어디쯤이다 사랑도 매양 섭리(攝理)의 자갈밭의 어디쯤이다. 

설일 中 (김남조, 1927~) 

 

변화와 변화 

어느덧 3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시간은 변화를 가져옵니다. 그 변화가 어떻든 간에 우리는 변화를 맞이해야 합니다. 돌아보니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저 시간에 따른 변화도 있겠지만 소리에겐 정말 특별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예수님을 닮아가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소리의 삶이 아주 멋지게 변하길 늘 바랍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닮아가는 변화 없이 삶의 멋은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꾸러기를 통해 그리고 공동체를 통해 소리는 조금씩 예수님을 닮아가는 어린이가 되었습니다. 부모인 저희가 가끔 부끄러울 정도로 말입니다. 때론 보이지 않는 길에 소리가 등불이 되어 주기도 하고 힘들고 지칠 때 쉴 수 있는 따뜻한 집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전에는 전혀 알지도 못했고 그래서 기대도 할 수 없었던 변화입니다. 꾸러기를 통해 소리가 좋은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고 소리를 통해 저희도 변하게 된 것 같습니다. 

 

감사 

9시 30분. 꾸러기 차가 도착할 시간. 소리의 기쁨이 최고조에 이릅니다. 현관을 나서 저 멀리 노란색 차가 보이면 이내 크게 함박웃음을 짓고 빨리 가고 싶다며 등교하는 소리의 모습을 보며 감사가 넘쳐나게 됩니다. 일어나요 꾸러기 뛰뛰빵빵 요술차 타고, 붕붕!! 

 

마무리하며, 

소리가 꾸러기에서 경험했던 모든 것들이 소리를 성장하게 하였고 성숙하게 하였습니다. 비록 코로나가 빼앗아간 일상 때문에 꾸러기에서 누릴 수 있었던 모든 것을 다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모든 것이 충분했습니다. 신앙, 관계, 이성, 감성 등. 부모가 할 수 없고 다른 곳에서 경험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꾸러기에서 소리에게 주어졌고 소리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것들을 충분히 배웠습니다. 진리안에 자유를 누렸습니다. 하나님의 창조세계에서 보고 듣고 생각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소리의 성장을 함께 웃고 울며 지켜봐 주신 선생님들과 언니 오빠, 친구, 동생, 그리고 사랑방 공동체에 그리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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