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러기학교-우린 그냥 놀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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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축제, 분수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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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향옥 작성일10-07-02 18:06 조회3,160회 댓글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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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꾸러기들이 가장 즐거워했던 견학 장소는 어디였을까요?
모두가 같은 곳은 아니었지만 높은 선호도를 기록한 곳은 오션월드와 서울숲(분수 놀이)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즐거웠던 견학은? ㅎㅎ 서울숲 분수 놀이였지요.
올해는 북서울 꿈의 숲에 있는 분수에서 1시간 가량 신나게 놀았는데요
넓은 모눈종이처럼 펼쳐진 바닥 분수에서 다양한 높이와 시간차로 솟아오르는 물줄기들 틈에서 노는 것입니다. 후덥지근한 오늘의 날씨는 이 재미있는 놀이를 더욱 빛나게 해주었습니다. 물에 흠뻑 젖은 채 이 쪽 끝에서 저 쪽 끝을 뛰어보기도 하고 서로 허리를 잡고 기차 놀이도 합니다. 팔을 벌리고 떨어지는 물줄기를 스쳐 지나가기, 물이 솟아나는 구멍을 찾아가며 물 맞기, 물줄기 근처에 아예 엉덩이를 대고 있는 친구들도 여럿 있습니다. 살짝 겁이 난 친구를 안고 지나가며 튀는 물맛을 보이기도 하고 분수대 한가운데서 반가운 포옹도 합니다.
어린 친구들이야 누구든 이곳을 누빌 수 있지만 우리 꾸러기 선생님들처럼 어른이 노는 모습은 굉장히 보기 어렵습니다.
저는 정말 신납니다. 누가 알겠습니까? 이 놀이의 맛을! 열광하며 노는 이 놀이의 매력은 가히 최고입니다. (꾸러기들에게 물어 보세요^^)
너무 너무 재미있게 노는데 갑자기 아주 오래전에 봤던 <퐁네프의 연인들>이라는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줄거리는 잘 떠오르지 않지만 불꽃으로 수놓은 하늘 그 아래 춤추는 연인, 그 장면이 떠올랐지요. 왜일까요? 음... 하늘을 불꽃으로 수놓는 불꽃놀이 그런 축제와 같이 나도 꾸러기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나봅니다.
작년에 감명 깊게 읽은 책 중에서 가나모리 도시로 선생님이 쓴 <10살까지는 아이의 감성에 집중하라>는 책이 있는데 선생님은 축제, 예를 들면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 같은 집단 놀이를 아주 소중하게 평가했습니다. 선생님은 이런 무모하게 보이는 놀이를 ‘바보 같은 축제 문화’라고 부릅니다. 30년 재직의 베테랑 교사인 선생님은 폭우가 오는 날을 잔뜩 기다렸다가 진흙탕 속에서 아이들에게 축구를 하게 합니다. 일단 진흙을 서로 뿌리고, 슬라이딩까지 한 다음 축구를 하는 거죠. 미끄러지고 난리법석이 나겠지요. 폭우 속 진흙탕 놀이는 학교 생활 가운데 가장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기 일쑤라는데요. 일명 몸으로 부딪치는 의사소통 놀이라고 불리는 이 무모한 놀이에서 얻는 것은 무얼까요? 선생님은 이런 놀이를 통해 관계성과 순발력, 균형 감각은 물론 나아가 의욕과 적극성을 키우고 마음을 해방시킨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인간다운 인간으로 자라게 한다구요.
과연, 떨어지는 물 속에서 안고, 부딪치고, 마주보고 웃고, 같이 걷고 뛰며 신나게 노는 사이에 해맑아진 나의 모습과 더욱 친숙하게 된 서로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너무 신나서 가족끼리 올까? 생각하다가 그렇게 온다면 이리 신나게 놀지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단박에 들었습니다. 천진난만한 천사 같은 우리 꾸러기들 틈바구니 속에서만 나도 아이가 되어 놀이에 빠져들 수 있는 겁니다. 꾸러기들이 참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제 손꼽아 기다려야죠. 일 년 후 꿈의 축제, 분수 놀이를 말이죠.

댓글목록

채은맘님의 댓글

채은맘 작성일

듣는 제가 다 즐거워 지네요.

정헌이엄마님의 댓글

정헌이엄마 작성일

분수에 엉덩이를 대고 노는 아이들 중 한 명, 알고 있습니다...
생생하게 전해들었거든요...^^

선생님들 즐겁게 하나가 되는 모습, 사진에 너무 잘 담겨있었는데 글로 보니 또 새로와요.
작년보다 꾸러기 이야기를 많이 전해주는 정헌이와 선생님들의 글 덕분에 제가 꾸러기가 된 기분이예요.

감사드리구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 잘 마무리 하시고 신나는 맘으로 1학기 마무리 하시길 바래요~♡

진시우맘님의 댓글

진시우맘 작성일

선생님이 감동적으로 읽었다는 책 <10살까지는 아이의 감성에 집중하라> 꼭 읽어보겠습니다. 요즘 바쁘다는 핑계로 애들한테 많이 짜증내고, 아이의 감성에 민감하기 보다, 저의 주관에 아이들이 따라오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생각에 반성이 되는군요. 해맑게 뛰노는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놀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전향옥님의 댓글

전향옥 작성일

같이 즐거워해주시고 또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장영미님의 댓글

장영미 작성일

저도 저도 가고 싶어요~~
사진을 보니까 너무 신나보이는거 있죠
저도 분수 그런거 좋아하는데..흑흑
담에 가족과 함께 한번 가봐야겠어요.
너무 신나하는 꾸러기들~~부러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