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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일 학교소식_졸업생윤승후 어머니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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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주현 작성일18-01-13 23:05 조회8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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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승후가 졸업합니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간 것 같아. 이제 어린이학교에서 남은 날은 이틀뿐이야

넌 너의 어린이시절이 만족스러웠니? / 응 당연하지. 만족스러웠어. ...
승후는 우리 집 큰 아들이예요. 뱃속에서는 그 흔한 발차기 한 번 안하고 태어난 순하고 착한 아이였죠. 육아를 도와주시러 오시는 도우미선생님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아 이렇게 순한 아이를 힘들어하면 안되는 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대도 유독 엄마라는 훈장이 무겁고 힘들었던 저는 그렇게 순하고 착한 승후와 보내는 하루가 막막하고 까마득하기만 했지 뭡니까.
하루는 엄마노릇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작정으로 인터넷을 뒤져 카레를 준비해보았습니다.
양파, 감자, 당근 깍둑썰기 얌전하게 한쪽 켠에 준비하고 소고기 마늘 넣어 후라이팬에 달달 볶아 그림까지 그려진 접시에 예쁘게 담아 야심차게 아이 앞에 대령했죠. 그때 당시 승후나이 고작 18개월쯤 이었을 거예요. 책에는 분명 아이에게 주도권을 주고 엄마가 먹여주지 말라고 쓰여 있으니 승후가 입에 넣는거 보다 사방에 칠갑하는 양이 많다고 해도 묵묵히 썩소라도 보내며 지켜보았습니다. 그 다음은 상상에 맡길게요.

육중한 아파트 문이 닫히면 우리는 아빠가 오시기전까지 둘이서 하루 종일을 보내야했어요.
근처에는 공원도 있고, 갈 곳도 많다는데 하필 첫 주거지가 고갯길 아리랑고개에 위치한 아파트였는지라 유모차 끌고 편안하게 산책할 여건도 쉽지 않았죠. 그때만 해도 이 센스 없는 엄마는 승후가 그저 좀 호기심이 많고 조금 산만하다고 생각했을 뿐 그렇게 액티브한 아이인지 몰랐던 것 같아요. 꾸러기에 와서도 우리는 그렇게 쉽게 적응하지는 못했어요. 승후는 처음으로 ‘뛰면 안되.’ 소리를 듣지 않고도 뛸 수 있는 자유로 그 힘든 일쯤 이겨낼 수 있었나봅니다. 꾸러기 와서 6개월은 뛰고 방해하고 이방인티를 절절내며 겉돌았어요. 엄마는 어떻구요. 아이한테 다시 서울로 가자고 서로 울며 부둥켜안았던 부끄러운 기억도 있으니까 말 다했죠.
그런데 이 녀석 자긴 안가겠답니다. 자긴 그래도 여기 있겠답니다. ㅜㅜ
자식 너도 엄마아들로 사는 게 힘들었구나...엄만 엄마만 힘든 줄 알았는데 녀석..사람 참 미안하게 하네...싶었죠. 그런데 이 녀석 자긴 꾸러기 친구들 다 잘 사귀고 나를 괴롭혔던 그 친구를 맨 마지막에 친구하자고 할꺼랍니다. 그래야 그 친구도 자기마음을 알거라나요. 그렇게 해서 반대를 했던 아빠도 주말부부를 청산하고 의정부로 오시게 되고 본격적으로 우리가족 이곳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죠. 승후는 자기별명을 너무 좋아해요. 축구를 하다 동생들이 붙여준 별명이라고 하데요. 승짱, 승승장구. 지금은 승후가 누구랑 노는지, 혼자 따돌이가 되어 슬프게 앉아있지는 않는지... 제가 언제 그런 일로 전전긍긍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할 정도로 학교에서 승승장구하며 잘 지냅니다.

엄마 나 조향민 선생님한테 청량고추 당했어. 엄마 교장선생님은 나랑 통하는 게 있으시데.
엄마 정다운선생님은 내가 모르면 일단 기다려주시고 천천히 다시 가르쳐주셔. 그런데 엄만 그런게 없드라...ㅜ ㅜ 이외에도 어디서도 듣기 힘든 선생님들과의 행복한 일상이 아이의 입에서 쏟아져 나왔습니다. 승후야 다시 서울로 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드니? 거긴 여기보다 시설이 훨씬 좋았잖아. 엄마 건물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이 중요한거야...여긴 진짜 좋은 선생님들이랑 소중한 내 친구들이 있잖아. 그게 중요한거야. 엄만 그것도 몰랐어?

그래 승후야..하나님께서는 너를 통해 엄마의 나약함을 이렇게 채워주셨나보다.
늘 밤마다 기도하는 아이로 성장하게 하시고 어린이 시절이 행복하고 만족스러웠다고 말할 수 있게 하신 하나님께 우리 감사하자.

승후 이만큼 잘 키워주신 선생님들 정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강권적으로 이곳으로 이끌어주신 하나님의 뜻을 이제 좀 알 것 같아요.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6학년 졸업생 윤승후 엄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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