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복을 많이 받은 사람입니다

오늘 수요예배를 드리고 일찍 집으로 들어와서 어린이마당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매일 밤 꼭 한번 이상 들리는 곳이거든요.
오늘은 3학년 조윤희가 ‘뒷산을 지켜라!!’ 제목의 글이 올라왔군요.

윤희는 지금 3학년 학생입니다.
맑고 커다란 눈을 가지고 있으며 언제나 눈가에는 장난기와 웃음이 배어있는 명랑하고
사랑스러운 학생입니다.
친구들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예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항상 톡톡 튀는
재미있는 말과 아이디어로 함께 있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달란트를 가지고 있답니다.
우리는 윤희를 ‘조윤빵’이라고도 부릅니다.
저도 언제부터 누가 처음으로 불렀는지 모르며 그렇게 부르는 이유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부르는 사람도 듣는 윤희도 아주 자연스러운 애칭이 되었답니다.
‘조윤빵’하고 부르면 윤희가 즐겁게 응하는 것을 보면서 친구들에게 인기있고, 활달하며
씩씩한 그리고 무엇이든지 잘 먹는 윤희의 모습을 잘 표현한 귀여운 이름같습니다.

윤희를 비롯한 어린이학교는 학년마다 독특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지금 윤희가 속해 있는 3학년은 5명인데 한마디로 명랑 그 자체입니다.
어느 공부시간을 들여다보아도 화기애애하며 언제나 잔치(?) 분위기입니다.
그렇다고해서 공부를 못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언제나 할말을 다 하면서 요란한(?) 분위기에서 수업을 받는데도 지장이 없습니다.
강사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들께서 솔직히 수업시간이 조금 힘이 드시지만
정말 신기한 친구들이라고 이야기하십니다.
이 친구들은 먹는 것도 노는것도 행동하는 것도 정말 대단합니다.
또 무엇을 하든지 열심있고 당당합니다.
저는 그런 모습들을 쳐다보고만 있어도 마냥 부럽습니다.

월요일에 제가 맡은 수업 가운데 다도시간이 있습니다.
이 시간은 일주일에 한학년씩만 있기 때문에 거의 한달 반만에 돌아오는 시간입니다.
어린이 친구들이 많이 기다리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 시간은 특별한 주제를 가지고 만나지 않습니다.
그냥 녹차를 마시면서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나 마음에 걸림돌이 되는 이야기나 또는
갑자기 생각난 이야기등을 순서도 없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합니다.
이 시간에 나오는 이야기는 전혀 예측불허입니다.
분명한 것은 서로 끝내기를 아쉬워하고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끝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이 시간에 거의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가 뒷산 이야기입니다.
이 산은 그만큼 어린이 친구들 스스로에게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중에 하나이며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 반응들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자연을 훼손하는 욕심많은 어른들에 대한 성토로부터 교회 어른들에 대한 희망사항,
하나님께 간절함은 담은 마음들을 서로 나누기도하며 각자 이 일을 도울 수 있는 방법론
까지 나옵니다.

어린이학교 회장인 성준이는 여러 인터넷 싸이트에 우리의 문제를 이야기하며 기도 요청을
하고 있다고 했으며 ( 한군데만 직접 확인했음) 부회장인 수라는 얼마전에 대통령께 직접 편지를 보냈고( 그후에 답장이 여러곳에서 왔습니다.) 이번에 어린이마당에 윤희의 간절한 마음을 표현한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고마우면서도 미안했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집에서 저금을 해서 산을 사겠다고 이야기를 내놓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뒷산이 커다란 어려움으로 다가왔지만 무관심하지 않고 어려움들을 판단하고 나름대로 해결을 위해서 스스로 행동하는 어린이 친구들을 보고 있으면 대견습니다.

저는 결혼전에 친정 부모님으로부터 하나님께 복을 많이 받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고 자랐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좋은 복인 인복을 받았다구요,
어려서는 그냥 하시는 말씀인가보다 하고 흘렸던 그 말씀이 삶속에서 경험되면서 새록새록 생각이나는군요.

지금 저는 복을 받고 있습니다.
복덩이들하고 생활하고 있는 저는 인복을 타고 난 사람 분명 맞지요?
계속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