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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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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유미 작성일03-04-18 11:22 조회2,748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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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독서시간이었습니다.

(매주 화요일마다 한 권의 책을 가져와 읽고 1시간 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책의 내용과 읽고 난 느낌을 말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친구들이 가져온 책을 읽고 만화로 내용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2 학년 아이들은 쓱쓱 네모칸을 그리더니 그 안에 그림을 그리고 말주머니에 글도 써 넣었습니다. 만화로 표현한 내용들이 원래 책의 내용보다 재미있어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그리고 3,4,5학년 시간... 1,2학년처럼 대담하게 시작하진 못했지만 열심히 무언가를 하는 아이들의 작품이 기대가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시작을 하고 반 정도 완성을 해 가고 있을 때즈음하여... 혁준이가 연필을 들어서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쓱쓱...!! 몇 번 연필로 긋더니 어느 새 멋진 앵무새를 그려놓았습니다.
평소에 동물을 좋아하는 혁준이라서 \'잘 그렸구나\'라고 한 마디를 하고나서 \'이번에는 책에 있는 것을 그려봐\'라고 말하고는 가만히 지켜 보았습니다.

그런데 혁준이가 하는 말...\" 선생님! 이건 앵무새 자리에요\"...
그리고는 토끼, 뱀, 물고기, 야인시대, 태양 속으로, 다람쥐, 공룡을 그리면서 \'이건 무슨 자리고요...\' 하면서 함참을 그려나갔습니다.

책의 내용과는 무관한 것을 그리고 있구나 생각했지만 \'자리\'라고 한 것이 궁금해서 한 참을 지켜보았습니다. 왜 토끼자리, 뱀자리, 야인시대자리, 올인자리라고 하며 동그라미로 각 각의 영역을 표시해 주는 걸까?...

저의 궁금증은 금방 풀릴 수 있었습니다. 가장자리에 혁준이가 하늘을 올려다 보는 두 사람을 그려넣었습니다. 혁준이에게 물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누구야?
\"아빠와 아들이에요.\"
\"무엇을 보고 있니?\"
\"아빠가 아들한테 우주를 보여주고 있잖아요..\"

혁준이가 읽은 책은 \"아빠가 우주를 보여준 날\"이었습니다.
아빠가 아들을 데리고 동네 이곳 저곳을 지나 들판에 나가 우주를 보여준 것입니다.
아들은 달팽이, 바람결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보리, 엉겅퀴를 보며 이 모든 게 우주인가 보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빠는 그런 아들에게 하늘의 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렇게 아빠와 아들은 평생 기억에 남을 우주를 가슴에 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혁준이는 자기가 사랑하는 동물들, TV프로그램, 사람들을 그리고 별자리를 만들어 주면서 자신이 보았던 우주를 그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만약 제가 \'왜 그런 그림을 그리니? 책에 있는 내용을 그려\'라고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 혁준이가 보았던 우주가 아닌 책에 나온 우주만 보았을 것입니다.

혁준이를 통해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아이들 속에 있는 값진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아이들을 참고 바라봐 주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금 알게되었습니다.

댓글목록

어성준님의 댓글

어성준 작성일

아 그래요????

어성준님의 댓글

어성준 작성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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