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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주는 마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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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월영 작성일07-05-31 18:27 조회3,455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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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스타렉스로 송우리 친구들을 태우고 이곡리 친구들을 데리러 갔었습니다.
그런데 꿈쟁이 예찬이의 표정이 심상치가 않네요.
차안에서 먼저 탄 친구들과 화장품이야기를 하면서 예찬이의 기분을 살폈습니다.
아니? 어린이학교 친구들이 웬~ 화장품 이야기를 하나 궁금하시죠.
어린이학교에서 어제, 오늘 이틀동안만 메이컵을 자유롭게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물론 수업중이 하는 것은 아니었구요.
이런 결정을 한 이유는 요사이 부쩍 학교에서 여자 친구들끼리 다른 친구들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화장하는 것을 보고 학교에서 공개적으로 자유롭게 그리고 즐거운 마음
으로 할수 있는 시간과 장을 만들어 준것이지요.
( 사실은 친구들이 화장하는 수준은 소꼽놀이정도랍니다 )
어제는 친구들이 쓰는 화장품만 가지고 오더니 오늘 아침에는 엄마의 도움으로 다양하게
가져왔노라고 보여주면서 많이 행복해하더군요.
저도 친구들 놀이에 동참하고픈 마음에 조회 시간에 화장을 지우고 싶은 친구에게는 내
크린징을 빌려주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늘도 재미있는 하루가 기대가 됩니다.

그런데 예찬이의 표정은 화장품 이야기로 들떠있는 분위기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가는 동안
차안에서 계속 시무룩하네요.
기분을 맞춰주면서 조금 기다려주니까 요즘 어떤 친구때문에 자기 마음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차에서 내려서 손을 잡고 학교까지 걸어가면서 올해 전학 온 그 친구가 학교에 적응할수
있도록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것과 그동안 예찬이도 많은 주위 사람들이 기다려주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멋지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조회 시간에 예찬이의 모습이 안 보이더군요.
오늘 제 이야기가 별로 설득력이 없었나봅니다.
아직도 마음이 안 풀린것 같습니다.
운동장 주위를 돌면서 등교차 옆에 쭈구리고 앉아 있는 예찬이를 발견하고 차 문을 열어
주면서 언제든지 나오고 싶을때에 저를 찾아오라고 이야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첫째 시간이 다 끝나갈쯤에 저를 찾아와서는 덥석 무릎을 꿇으면서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 친구하고 힘들었던 일을 곰곰히 생각하면서 그 원인을 찾았다구요.
먼저 앞으로는 그 친구 일에 자기가 간섭하지 말아야한다는 것과 그 친구가 도움을 청할때에는
잘 도와주며 또 그 친구가 학교에 잘 적응할수 있을때까지 기다려주겠다구요.
그동안 선배들이 자신이 울었을때는 위로해 주었으며 잘못할때는 야단을 치기도 했지만
잘했을때는 칭찬도 해주었으며 지금 생각해보니 자신도 선생님하고 친구들이 정말로 많이 기다려준것 같다고 하면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고 아주 작은 소리로 이야기를 했답니다.
저는 예찬이가 너무 대견스러워서 꼭 안아주며 멋지다고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그런 다음에 예찬이는 아주 환하고 밝은 모습으로 바뀌어서 뛰어나갔습니다.
스스로 힘든 과정을 지혜롭게 풀어가는 예찬이가 자랑스러웠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동안 예찬이가 멋지게 많이 자랐더군요.
오후내내 그 친구를 포함한 여러 친구들과 환하게 웃고 있는 예찬이를 볼수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신뢰라는 말을 좋아하고 우리 친구들의 삶속에서 많이 경험하도록 돕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신뢰를 받고 자란 친구들은 세상을 밝히는 힘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뢰하는 마음의 시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작은 이해와
기다려주는 마음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가능한 마음들입니다.

저는 오늘 예찬이와 함께 신뢰하는 마음 한그루를 학교에 정성스럽게 심었습니다.



댓글목록

전향옥님의 댓글

전향옥 작성일

(감격~) 우리 예찬이 많이 컸네요. 아이들에게 기다림과 신뢰를 가르쳐주시는 사모님과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꾸벅..

정혜정님의 댓글

정혜정 작성일

어른들과 아이들 모두가  서로 기다려주는 곳,맘 열고 믿어주는 곳, 그래서 어른과 아이 함께 커갈 수 있는 곳, 정말 좋은 곳에 우리 함께 사는것이지요?

손정미님의 댓글

손정미 작성일

기다림...너무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속에서 곰곰히생각하게 하는 말이네요  저도 이것이 부족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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