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8일 어린이학교 소식

   15일 목요일에는 아침부터 꽤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한 눈 때문에 공동체 땅은 진창인데 비까지 내려서 더 질퍽했지요. 그러나 어린이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제시간에 동그라미에 둥글게 모여서 섰습니다. 머리 모양이 달라진 친구, 살이 좀 빠진 친구, 피부가 조금 까매진 친구, 키가 쑥 큰 친구- 모두 자기만의 겨울방학 이야기를 안고서 입이 근질근질하고, 반가움에 눈이 초롱초롱했습니다.

   반별로 모였을 때는 숙제 검사를 받는 건 너무 떨렸지만, 6학년들이 졸업여행에서 동생들 한 명 한 명을 생각하며 사온 선물을 받고서는 좋아서 입이 쩍 벌어졌어요. 키링, 에코백, 팔찌, 티셔츠, 랜덤박스 등등 방콕과 홍콩에서 용돈 뿐 아니라 마음과 노력을 엄청 들여서 사온 6학년의 선물 덕분에 개학 날 공기가 더 훈훈했습니다. 

   졸업여행 보고도 듣고, 방학동안 찌뿌둥하게 굽어 있던 몸을 펴주는 필라테스도 하고, 1월과 2월에 생일인 친구들 축하도 하고, 방학과제상 시상도 하고, 졸업식 예행 연습에, 모두 모여 영화 한 편 보고 나니 이틀이 후딱 지나갔습니다. 

   이제 그동안 정들었던 6학년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시간. 어떤 동생은 아쉬움을 속으로 꾹 참았지만 어떤 동생은 결국 눈물을 흘렸네요. 헤어져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모두들 왠지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모두 한 학년씩 더 올라가서 학교로 오는 그 날에는 다시 가벼운 발걸음으로 올 거라고 믿어요.